물가에 내놓은 애마냥 걱정되는 마음으로 계속 바라보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씩씩한 걸음으로 다시 병원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머리를 긁적긁적이다 아 인형 뺏겼다 하고는 다시 차키를 찾았다.
그러다 다시 뒤를 돌아 정문을 바라봤는데 공허히 인적도 없이 조용하였다.
마치 내 이별따위는 모두 잊혀진 것 같은 풍경이었다.
오늘은 집 가서 맥주나 마셔야겠다.
오늘은 주말이라 알람을 안맞추었는데 눈이 그냥 떠졌다
옆에 있는 핸드폰을 키자 8:24가 보였다.
아 이놈의 습관... 하고는 더 잘까 하다가 몸을 일으켰다.
해야할일이 있는 것을 생각하고 부지런히 몸을 씻고
그렇게 하시오."
"물러가라.."
그녀가 분한 기색을 내색않으며 비틀거리며 절을 올리고 나오려는데 문득 또 차가운 목소리가 불러세웠다.
"궁에 들어온지 반년인데 아직도 예법에 익숙해지지않았나? 황후는 이런 예법이 철저하니 좀 본 받게.."
"신첩이 몸이.."
그가 홱 그녀를 안아 들었다.
"귀비가 많이 아픈가봅니다.어제 짐이 심하게 나무랐더니.."
"그래 좋지않으테니 그만 가 쉬어라.."
그가 허락을 기다리지않고 성큼성큼 그녀를 안고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오자 숨이 터지는 것같다.
처소에 돌아오면서 그녀가 입을 열었다..
"황상
화가
한 성격하는 그의 성격을 받아주느라 남편에게 정이 떨어졌다고 하며
하고 고개를 돌려 얼굴을 보니
낮은 목소리와 다르게 옅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처음은 아니시죠? 서로?“
다시 그 사람의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언제부터인가 나를 빤히 보고 있었다.
”오랜만이네요 선생님“
들릴 듯 말듯한 아주 작고
"
그가 그녀의 손을 잡아당기며 문을 나서며 타이르듯 말했다.
지존무상의 지위지만 지아비이기전에 오라버니고 가문의 가장이니 훈계하고 가르칠 권리가 있다고 우기는데 할 말이 없었다.어린 시절 젖먹이때부터 키워주었다고 아이취급하는데도 불만을 표시할 수 조차없었다.
한두번 수업을 빼먹고 반항했답시고 어린애처럼 꾀를 부리면 아이같이 벌을 받아야한다며 혼난이래 너그럽기만했던 그가 드물게 화를 내는게 은근 무섭기도 했다.
"가마를 대령하기보다 후원까지 좀 걸을까?늦은 밤이긴하지만 시원하구나."
"답답해서 걷는 편이 낫겠어요."
그가 그녀를 바짝 옆으로 끌어당겼다.
"왜이리 우울해하지?"
"상궁들은 황명이라며 하루종일 꽉 짜인 일정대로 법도에 맞춰 저를 닦달하고 학사들은 종일 수업을 재촉하고 황상께서는 황상대로 엄한 아비노릇에 짓궃은 오라버니행세까지하려드니 신첩은 종일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
그가 웃었다.
"달구경하며 그네라도 밀어줘?"
"상궁들이 잔소리할건데요."
그가 걸음을 멈추더니 따라오던 상궁들에게 손을 저어 물리쳤다.
"그만 처소로 돌아가 쉬게."
"측근내관과 시위병들만 후원입구까지 따라오게.짐의 유모에게 다과를 가져오라 이르게.짐이 칠석에 좋아하던 다과로. . "
"밤에 후원에 달구경나오는 것도 오랜만이군요."
"후원에는 매일 오지않느냐?
"불공드리러 오는 거죠.아무리 궁이 넓어도 상궁들감시없이는 한걸음도 마음대로 못가요."
"현아가 말썽을 많이 부렸잖아."
"분향을 언제까지해야하죠?"
"책봉하는 날까지. . 본래 황후가 해야하는 일이니. ."
음식냄새가 나더니 유모가 다가와 은쟁반을 내려놓고 차를 올렸다.
"민간의 꽃떡이군요?"
그녀가 냄새를 맡더니 재빨리 덮개를 제쳤다.
"아기씨 아니 마마가 칠석에 사가에서 좋아하셨던 거지요.꿀로 꽃잎을 재워 속을 채운. . 요즘 제철꽃이 한창입니다."
"이리와 현아 그네를 밀어주마.어릴적부터 그네를 좋아하니. . 달도 밝구나."
"이달말에 변경을 순시하는데 수업을 열심히하면 데려가마.유람을 좋아하잖느냐?"
그녀는 얼굴이 환해졌다.
"동행을 허락하신다고요?"
"그럼 궁에 남아 있을래? 상궁들과 학사들한테 들볶이면서?"
"혼자남으면 또 산더미같은 과제를 주고 가시려고요?"
"궁밖에 몰래 나가 사단날까봐 출궁을 금한거야.그때만해도 조정일에 관심이 없어 꾀를 많이 부렸잖아."
"수업시작한지 열달이나 되가잖아요."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이제 궁안팎으로 위험은 거의 없다.차기황후를 군사들에게도 선보이고 인정을 받을 생각이었다.
"상궁들에게 들볶이며 궁안에 갇혀있는 것보다 낫잖아.지난번처런 소년학사나 대전시위로 따라가고 싶어?이젠 그건 안돼.대신 신분을 확실하게 해야해."
"거의 일년만의 출궁이군요."
"귀한 신분의 소저는 저잣거리에서 노는 게 아니야."
"내궁에 갇혀 지내느라 답답해요.오라버니도 줄곧 출궁을 금하시니. . ."
"몰래 출궁하려던 걸 나무란 건 멋대로 나다니지말고 수업에 힘쓰란거였어."
"제옆에 붙어있는 잔소리장이들이 몇인데요?오라버니도 일곱개문안에서 살아보세요.얼마나 답답한지.."
"황후궁은 아홉개문안에 있다.물론 좀 답답하긴하지.평안궁이 다른 궁들보다 좀 낡고 작아도 건천궁과 가장 가까와 네처소로 내준거야. . "
태묘에 제를 올리거나 황실사찰에 불공드리러 가는것도 무슨 절차와 의식이 그리 복잡한지.. 분향하나 하는 것도 후원에 산책하나 나가는 것도 혼자 나서지못하고 까다롭다.
그녀는 한숨을 쉬었다.
의식이 넉넉하고 호화로운들 자유가 없는데 무슨 소용이람. . 엄한 감시인들과 교사들한테 하루동일 들볶이는 게 일과인데. . .
"상궁들이 일거수일투족을 고자질하잖아요.상궁들도 동행하나요?"
"네 시녀둘로 족하다."
그녀는 항상 궁의 법도에 따라 사소한 잘못도 엄하게 처벌하려하는 상궁들을 좋아하지않았다.
그녀의 시녀들은 말괄량이주인때문에 이따금씩 회초리를 맞고 그녀는 고자질로 그에게 몇번인가 크게 꾸지람을 듣게되었으니 당연했지만 때론 누가 상전인지. . . .
"오죽하겠느냐? " 그가 놀리듯 말말했다. .
"현아가 짐에게 혼나는 날이면 시녀들은 몸이 성할 날이 없을 것이니. . 이 말괄량이때문에 그간 짐이나 상궁들속썩은 거 생각하면. " . 그가 호탕하게 웃었다.
그녀가 혼난 날은 시녀들에게도 벌이 따르니 하는 말이었지만 근래는 아무일 아닌 듯한 사소한 잘못도 엄히 나무라고 극성을 떨었다. 완벽한 조물주라도 되라는 듯. . .
"때론 오라버니가 서당훈장같이 여겨져요.매일같이 공부하라는 잔소리에 툭하면 엄한 벌로 저를 위협하듯 훈계하시니." . 그녀가 투덜거렸다.
그가 태연히 대꾸했다.
"응 한두번 혼났으면 철이 나야지.."
가끔 아이처럼 벌을 주기도하지만 야단치고나면 항상 달래는데도 엄격한 황궁의 교육이 불만스러운가보다 .
그는 웃으면서도 고개를 저었다.
"우리현아.달아래보니 월궁의 항아같구나. . "
그가 그넷줄을 밀며 말했다.
"황상.대도에서 두창이 발병했다하옵니다."
"그 보고는 어제받았소.상평창에 약재를 충분히 유통시키라했는데.."
"몇년전의 유행과는 비교가 되지않는 극성입니다."
"황궁내에도 환자가 생겼습니다."
대신들은 머리를 맞대고 웅성거렸다.
자객의 암살미수건도 해결안됐는데 또 역병이라니..그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흔들었다
"현아가 행방이 묘연하다니?황실사찰에 제를 올리러 간다고 하지않았나?"그가 놀라 용상에서 일어나 물었다.
"오후에 황실사찰에서 수륙제를 올리신다고 출궁하셨는데 황궁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마께서 저잣거리시장에 들리셨는데..그뒤로 행방이 .."
상궁들은 쩔쩔매며 대답했다.
"호위병들은 뭐하고 있었나?"그가 소리치듯 물었다.
"잠시 주막에서 쉬는동안 가마가 비어있어서...시위두명이 행방을 쫓고있는데 어디에 계신건지..."
"그 말썽꾸러기를 잘 감시하라고했잖아."
"황상.마마께서 상평창에 잡혀계시다하옵니다."
환관이 급히 들어와 아뢰었다.
"뭐?현아가 거긴 왜?"
"시장에서 저잣거리 아낙들과 항의하는 일에 말려든 모양입니다."
이녀석 사단내는 일에 또 앞장섰군..
"그럼 아낙네들과 같이 하옥되어 있단말이냐?당장 석방하라고해서 데려와.지금 빼내오지않으면 시끄러워져. 내궁에서 눈치채기전에...."그가 소리쳤다.
그는 그녀를 홱 낚아채 방안으로 끌어당기고는 방문을 쾅 닫더니 탁자옆에 앉자마자 다짜고짜 매운 손으로 그녀의 가냘픈 등을 철썩 후려쳤다.그녀는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
"아파요.오라버니!"
"이 천방지축 고집장이같으니
너도 본적 있어
나중에 취업해서 갚아 가는 제도를 만들려고. 그리고 그 밖에 유모차 전용 버스 및 지하철 만들기
서정후씨가 빙긋 웃고는
내가 먼저 고개를 돌렸다.
“과장님 조카시라고..”하며 말끝을 흐리자
“입양됬거든요. 저희 좋으신 분들한테”
“보육원 선생님이랑 부모님이 엄청 뿌듯해하시겠어요. 이렇게 바르게 자라 봉사까지 다니니”
사진구경을 마치고 바를 향해 걸어가며 사막여우가 말했다
“꼭 그렇지는 않더라구요. 제가 나가고 많이 바뀌어서 선생님들도 많이 바뀌었거든요.
그냥 그 장소가 추억이라 가는거에요. 누가 보고싶어 가는건 아니고”
왠지 그 말이 조금은 씁슬해 보이는 건 착각인가.
근처 의자에 앉아 술을 만드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어쩌면 카페에서 만난 이후로 처음 보는 무표정인 것 같았다.
저렇게 예쁜 웃음을 가진 사람도 저렇게 쓸쓸한 표정을 지을 수 있는구나 하고 바라보는데
“다 됬어요!. 마셔보세요” 하고는 칵테일 한잔을 내밀었다.
나는 느린 걸음으로 바에 있는 높은 의자에 앉고